어제 야꼬짱과 얘기나누다 늦은 시각 잠들었는데 반해, 새벽에 눈이 떠졌다. 4~5시쯤, 뒤척이다 바로 일어나 숙소 근처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내 사랑 치즈 오믈렛. 레귤러 커피까지 곁들이니, 새벽 어둠과 함께 잠이 사라져갔다. 기분좋은 아침이야!

 

야꼬짱이 추천했던 근처 공원을 좀 걷다가 근처 카페를 들어간다. 오늘도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는 약간 흐리고 쌀쌀했기에 라떼를 주문하는데, 와 여기 카운터 직원 맘에들어, 내 이름을 듣고는 한 번에 스펠까지 완벽하게 맞춘 사람은 미국한국 통틀어 너가 처음이야!

개인적으로 여기 라떼가 블루보틀보다 훨 나았다. 우유거품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보인다. 부드러운 우유거품이 가득한 이 곳 라떼, 맛도 좋다. 부드러운 라떼를 마시며 샌프란시스코의 애견가들을 그려본다.

 

 

내친김에 어제 그린 구스아일랜드 채색도 하고.

그러고는 졸려, 다시 숙소가서 눈 좀 붙였다가, 공원산책만 줄줄이 나간다. 돌로레스 공원에서 아이스크림먹으며 잔디밭에서 강아지들 사람들 구경하다가,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마지막 저녁 식사자리, 랄리의 신애 추천, 이자카야 쏘자이로. 오늘도 어김없이 6시, 야꼬짱과. 여기에선 와이파이 없인 폰이 무용지물인데, 야꼬짱은 이 날 새로운 숙소로 옮겼기에 구두로만 가게 앞에서 보기로 약속 한 터라, 먼저 도착한 나는 약속시간이 다가올수록 두근두근, 시간이 지나도 연락불가능하니 무슨일이 생긴건 아닌지 하는 걱정에 두근두근, 굉장히 아날로그 감성을 만끽했다. 미리 웨이팅에 이름 써 놓아 자리가 났어도 아직 친구 기다리는 중이다, 오는대로 자리해달라 사정도 얘기해놓고, 오겠지 하는 막연한 믿음으로 문 앞에 서서 하염없이 기다렸다. 한 시간은 기다려야지~했는데 45분 즈음 지나니 이래저래 헤매는 야꼬짱이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올 줄 알았어. 이렇게 보니 더 반가웠다.

 

일본인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지막 저녁을 이자카야에서!

메뉴가 일본식 이름을 영어로 표기되어 있었기에, 야꼬짱의 지휘 하 주문이 이루어졌다.

 

 
사케까지 곁들여. 전반적으로 맛은 무난.

라멘! 사실 기대 이하였지만, 배가 고팠기에 맛있게 먹었다. 삿포로 출신 야꼬짱 입맛에도 무난한 정도. 나중에 삿포로로 오면 제대로 된 사케와 음식들을 대접해 주기로 했다. 응 꼭 갈거야 ,나.

좁은 실내인데 사람들이 가득차고 웨이팅이 끊이지 않았던, 이자카야 소자이. 미국인 입맛엔 이정도의 일식이 제법 괜찮은 가 보다.

 

어두워졌으니 얼른 움직여야겠다. 야꼬짱은 새 숙소 분위기가 이상하다며, 얼른 다른 숙소를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맘에 같이 가봤더니 붉은 조명의 야릇한 분위기의 코스튬 플레이스 내 입구가 있는 독특한 숙소였다. 방에 같이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다행히 룸메들은 상태가 양호해 보여서 그제서야 둘다 안심하고 바깥 로비로 나왔다.

다소 부산스러웠지만, 아까 돌로레스 공원으로 가는 길에 들렀던 마트에서 산 마카롱을 꺼내 나누어 먹으며 짧은 담소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사이에 매 저녁 식사를 함께 했고,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면에서 참 잘 통했던 동갑내기 친구.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마음이 여린 야꼬짱은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리고 조그만 선물을 내밀었다. 으잉 고마워. 지금은 헤어지지만 우리 또 만날거야, 계속 연락해!

 

숙소로 돌아와 풀어보니 일본감성 물씬 풍기는 꾸러미였다. 진심 가득한 손편지에 감동! 나는 오늘 새벽부터 나와 설쳤으면서 왜 이런거 하나 미처 준비하지 못했을까 후회스런 마음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마지막 밤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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