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비행기라, 이른 시각 나갈 채비를 마친다. 일단, 언니가 부탁한 스타벅스 시그니쳐 머그컵 하나 사오고는, 호스텔 직원 패트릭에게 부탁해 우버를 부탁했다. 내 폰을 못쓰니까 너꺼로 좀 불러주려무나, 현금으로 너에게 줄게, 오케이 딜! 그러곤 기재된 금액만 받으려는 걸 반올림해서 넉넉하게 챙겨 주었다. 이제 공항으로 가볼까?
패트릭 덕분에 만난 우버 기사 알로아는 동양계 미국인이었는데, 샌프란시스코 주민으로 주위 다른 미서부지역과 다른 샌프란시스코에 대해 상당한 애정을 품고 있었다. 제법 괜찮은 대화가였던 알로아는 각 국의 생활 이야기로 시작해, 내게서 자연스레 인도네시아에서의 일 이야기를 풀어내게 만들었다. 일에 대한 흥미도 없고 왜 해야하는 지도 모르겠으며 내 의지나 생각없이 지내고 있다, 그 곳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에 현재 6개월째 긴 휴가 중이다, 그러던 중 어쩌다 친척 일 도우러 미국에 왔다가 이렇게 여행을 하고 돌아가는 길이다 하고 말이다.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뻔히 보이는 답을 두고 당시의 나는 우울함을 늘 안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런 나의 이야기를 알로아는 진지하게 경청하여 주었고, 내 인생이니 내가 중요하다고 했다. 싫으면 하지 말아라! 가지 마라! 간단한 해결책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나의 대답은 그럴 수 없다 였다. 현재, 결과적으론 그렇게 되었지만. 그러곤 모든 것이 술술 풀렸지만 말이다. 신기하다.
여하튼,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공항까지 가는 20여 분간 지난 3년을 돌이켜 보게한 알로아와의 대화는 좋았다. 무사히 공항에 도착 후 포옹 후 서로를 응원했다.
그렇게 공항에서 짐도 한 번에 부쳐버리고, 허기진 배를 채우러 출동.


혼자일 때보다야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참 의미있단 걸 느낀 지난 한 달 이었다. 출국날부터 느낌적인 느낌이 좋았었는데, 그 느낌 그대로 이렇게 귀국날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 같다. 스쳐지나간 사람들도 다 좋았고, 마지막까지 좋은 기억만 가득한 여행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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