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호주온 지 5년차, 시간 참 빠르다.
연말 새해 이 즈음되면 꼭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지난 2023년 나는 어떻게 보냈는가?

1-3월 :
이전 해 9월부터 2월까지 6개월간의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을 수료 후 호주온 지 3년 4개월만에 한국땅을 밟았다.
약 3주가량 머물면서
코비드 때 태어난 조카도 처음 만나고,
가족여행도 다녀오고,
우연한 기회로 대학때 연구실 선후배들도 만나고,
3년전 호주에서의 하우스메이트 동생,
호주에서 통화로만 수업했었던 인도네시어어 학생,
그림모임 친구, 고딩 동창 등 다양한 지인들 부지런히 만나고 왔다.
친구도 많지 않은 편에 늘 떠돌아 살던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구나,
나 인생 헛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전반적으로 한국에 관광 온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고나서 호주 돌아와 집으로 오는 우버 안,
그냥 마음이 편하더라. 드디어 내 집에 온 듯한 기분.

그러고 확인한 호텔 스케쥴.
메인으로 일하던 호텔에서는 아웃되어 있었고,
기존 호텔 데이비드가 바 시프트 가능하냐고 문자남겨 놨더라.

그렇게 타당한 이유없이 게이밍 매니저는
내가 한국에 가 있고 레이센시가 바뀌는 틈을 타
나를 팀에서 쫓아낸 상태였고,
새로 온 라이센시는 그 매니저 말만 듣고 날 내쳤다.
당시에 어이없고 화가 났지만 할 수 있는 건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없었다.

호주 도착 바로 다음 날 오후, 찝찝한 기분을 뒤로한 채
운동을 다녀왔고,
한국 가기 전부터 계속 연락이 이어져온
브라이언과 첫 데이트를 했다.
기대와 달리 당시 별다른 분위기는 없었다.

곧 필라테스 센터에 연락을 해 보았고
지도자 과정이 끝난 후 내가 바로 한국으로 다녀오는동안
이미 연습을 마치고 수업을 조금씩 활발하게 하는
다른 동기들과 달리 매우 더딘 시작을 하게 되었다.
아, 추천으로 받은 학생과 드로잉 클래스도 시작했다.

그렇게 메인 호텔에서 쫓겨난 설움을
그래도 기존 호텔 게이밍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필라테스 및 드로잉 클래스, 바텐더 시프트도 있으니까.
충분히 잘 하고 있다, 나아가고 있다, 달랬던 것 같다.

4-6월 :
바 시프트, 바텐더 일 적응기.
처음엔 너무 정신없었고 칵테일 만드는 것도 겁났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도 결이 안 맞이 스트레스 엄청 받았다.
그러다 곧 적응해 적당히 즐기면서 하는 여유가 생기고, 바 사람들과도 일 끝나고 같이 함께하며 친해졌다.
필라테스도 주 1회 수업 고정만으로도 벅찼기에, 충분히 만족했다.

그러다 드디어 졸업생 비자가 발급되었고,
이 후 본격적으로 홍보글을 올려 드로잉 클래스를 오픈.
주 5-6회 거의 매일 수업을 하다시피 했고,
수업이 끝나면 호텔로 출근하는 일상을 보냈음에도
전혀 힘들지 않고 즐거웠다.

브라이언과는 종종 같이 영화보는 사이로 지내다가
내 생일을 기점으로 연인으로 발전했다.
늘어나는 학생과 익숙해서 수월해진 바텐더 일,
오랜만의 연애에 마냥 행복한 유월을 보낸 것 같다.

7-9월 :
유월의 기쁨이 채 가시기 전 시련이 다시 닥쳐왔다.

새로 들어온 바텐더 애들이 빌런짓을 하며
일하면서 매일매일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기존 호텔의 게이밍에서도 매니저 직함을 달고나서
조금씩 이상한 낌새를 보이던 새 매니저가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대놓고 바른 소리를 하던 나는
이번 역시 타당한 이유없이 팀에서 쫓겨났다.

나는 지난 2년 열심히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는데...
말도 안 되는 애들이 매니저가 되서 멋대로 굴고있는데
거기에 대해 터치한 번 안 하면서 나는 이렇게 버려진다?

몇 개월 사이 같은 회사 두 게이밍룸에서 잘린 나는
현 회사에 차갑게 마음이 식었고 완전히 돌아섰다.

드로잉 클래스 학생도 줄고 게이밍 시프트는 아예 없어지고
일이 줄었지만 스트레스와 근심은 커졌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몰라 막막했다.
분명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왜 이기적인 사람들은 멀쩡히 잘만 살아갈까 싶었다.

첫 해고 이후 반 년 채 지나지않아 다가온
두 번째 경고없는 해고는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얼굴에 트러블도 생기고 매일 괴로워하다가
부담으로 자리잡혀있던 필라테스부터 그만두었다.

필라테스 강사, 자신도 없고 효율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나와 맞지 않았다.
운동 자체는 정말 재밌었다.
덕분에 무기력한 삶에 의욕도 생기고, 호주에 더 있고싶은 마음이 생겨 비자까지 받게 되었다.
오랜만에 열심히 후회없이 공부 했고,
나와 내 몸에 대해서 정확한 운동법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거면 충분했다.

건강문제로 우선 2개월 간 쉬겠다고 하고 나오는 데
숨통이 터지던 그 때 다시한 번 확신했다.
‘아, 아니구나!’

그 후 나에게는 매 주 월화수의 공백이 생겼다.
갑자기 텅 빈 시간, 첫 하루의 반나절은
먹고 자고 멍하니 보내다가 ‘일단 움직이자!’
짐에 바디콤뱃 클래스를 다녀왔더니 활력이 다시 샘솟았다.
오는 길 장을 봐서 나를 위한 요리를 해 먹었다.
브라이언으로부터 배운 타이레드치킨커리 였다.

그러고는 다음날 또 운동을 다녀왔다.
이 후로는 브라이언을 만나 같이 또 맛있는 걸 해 먹었다.
피해자모드의 못난 모습을 보이는 나인데도
브라이언은 여전히 다정하게 나를 봐주고
가만히 내 얘기를 들어주고 충분히 공감해주고
매번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줬다. 고마웠다.

그렇게 2주를 보내고 일요일 퇴근 후 잠들기 전 누워서
일거리 뒤적이다 발견한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텔의 게이밍 어텐던트 자리 지원을 하게되고,
이틀 후 연락 그 이틀 후 면접
그러고 그 다음 주 부터 출근을 하게된다.
원샷원킬! 지원서 한 군데 넣어 100:1 경쟁을 뚫고
바로 게이밍 어텐던트 이직? 재취업 성공하게 된다.

그렇게 새 회사 새 호텔에 일을 시작하면서
기존 회사 기존 호텔의 스트레스 받던 바 시프트를
반으로 줄였다.
보는 횟수를 줄이고 적당히 거리감이 생기니
버겁던 바텐더 일도 점점 밸런스가 맞춰지는 듯 했다.

이 후 브라이언과 100일을 맞이하고,
누나집으로 짧게 여행도 다녀오면서 브라이언과 더 돈독해졌다.

10-12월 :
새 호텔 적응 완료.
시큐리티 내 소문났다, 새로 들어온 애 마감 엄청 빠르다고.
메인 시큐리티는 스탑워치로 시간까지 재서 보여주더라.

매주 금요일 내가 근무할 때 마다 최고 매출을 찍어
라이센시와 제너럴매니저 모두에게도 럭키참으로 인정.
마지막 쿼터동안 목표액에 두 번이나 도달하여
다가오는 2월 게이밍 팀 회식까지 잡혔다.
듣자하니 5명인 팀에 3,000$ 준다고. 유후!

다른 소식으로는
기존 회사에서 나를 팀에서 쫓아낸 두 게이밍 매니저,
현재 매니저직에서 내려와 한 명은 캐쥬얼 스텝 다른 한 명은 파트타임 스텝으로 일하고 있더라.
둘 모두 나를 잘라낸 시점에서 고작 3개월 가는 거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고작 3개월 갈 거면서 힘없는 스텝들을 그렇게 괴롭힌건가.
결국 내가 애쓰지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되는 문제인가.

당시 굉장히 미웠는데 몇 개월 지난 시점에서 보니 고마운거다.
그곳에서 함께 하면서 늘 나는 대체될 수 있는 존재였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시 시프트 줄이겠다는 협박과 불이익을 당했다.

그들이 나를 쫓아내 준 덕분에,
나는 나를 그대로 인정해주고 알아주고 높여주는 회사를 만나 더 좋은 팀과 함께 하고 있다.

드로잉 클래스는 학생수는 줄어도
안정적으로 이어져오고 있고, 나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린다.

브라이언을 통해 브라이언 가족들과의 파티의 연속이었던 12월은
내 생에 가장 바쁘고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달 이었다.


다사다난했던 나의 소중한 2023년, 안녕!
2024년, 사랑이 넘치는 새해로 보내야지❤️

월요일 오프라 전 날 퇴근 후
브라이언네로 넘어왔었다.
브라이언은 오픈이라, 늦잠자고 일어났더니
문자가 와 있더라.

열쇠를 두고 나온다는 걸 깜박했다고.
그러나 나는 파워집순이라 열쇠 있었어도 어차피
밖에 안 나갔을걸?

그러는 와중에 오늘은 뭐먹지? 저녁거리를
안건으로 내놓는 브라이언🤣
그렇게해서 이 날 저녁은 플럼소스넣은 솔트앤페퍼포크
그리고 곁들일 볶음밥이 되었다.

오후에 한국에 지인 언니랑 오랜만에 연락을 했다.
나의 소개로 만나 9년 연애 후
다가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언니였다.
결혼식이 다가오는만큼 화제는 드레스였다.

크 역시, 나의 안목은 신부와 비슷했다.
그래서 우리가 친해진 것도 있겠지?
오랜만이라 더 정신없이 떠들다가 어느덧
브라이언 일 끝나는 시간이 되어
준비하고 나와 울리스로 걸어갔다.

만나서 같이 장보고 돌아와 저녁만들어 먹으면
우리 하루는 늘 마무리되지.

두 번 튀긴 돼지고기에 야채와 달짝지근 플럼소스 넣어
휘리릭 볶아준 솔트앤페퍼 포크는 탕수육 느낌나는
고기 요리로 당연히 맛있었고,
볶음밥과의 조화는 기가막혔다👏
그렇게 월요일 안녕👋


다음날, 브라이언 오후 골프가서
나는 늦잠자고 일어나 냉동실에 만두가 있길래
만두국을 끓여먹었다. 어쩐지 국물요리가 땡기길래.

청경채도 있길래 초록초록하게 넣어줌.
후추까지 팡팡 뿌려 맛있었다.

점심시간 즈음해서 돌아온 브라이언과
이 날은 엔칠라다를 해먹기 위해 장보러 갔는데,
아침에 골프 같이 친 아버지한테 엔칠라다 해먹을거라고
말했었는데, 그 얘기를 들은 아버지도 엔칠라다하려고
장보러 오신 거 딱 마주한거임!!

똑같은 재료 장보는중.

그렇게 집에 돌아와 바로 만들기 돌입.

볶볶

볶볶

볶볶한 재료 또띠아에 넣고 돌돌

돌돌말은 또띠아 쌓아 소스바르고 치즈올려 오븐

완성!

완성2

볶볶한 재료는 나초에 올려먹으면 멕시칸나초!
나초칩 간식먹고 잠깐 눈붙였다가
브라이언이 태워다줘서 출근. 흐잉 일가기싫어.

그래도 평일 저녁은 한가해서 꿀이었다.

브라이언이 싸준 엔칠라다 도시락1

다음날도 먹은 엔칠라다 도시락2

그 다음날 또 먹은 엔칠라다 도시락3...
이 후 엔칠라다 손이 안 감. 마이 묵으따 아이가.


목요일 저녁근무, 오피스 일하는 브라이언.


금요일 아침으로 브라이언이
파마산브레드 브루셰타 만들어줬다.

짠!
아침먹고 버우드에 데려다주고,
그럼 난 집 들었다 다시 버우드로 드로잉 수업가고.

이 주 화수 근무중 중간중간, 목요일 퇴근 후,
금요일 클래스동안 마무리한 지브리 스케치.

수업 끝나고는 새 호텔 게이밍 출근!

이 주 수요일, 커피머신이 터져서 새 커피머신 들어옴.

커피도 바뀐건지 맛이 별로다...
그렇게 금요일 마감하며 하루 끝.


토요일 늦잠자고 밥먹고 드로잉수업.

이 날이 토요일 드로잉 마지막수업이었다💬

끝나고 집 가는 길 동네친구가 생각나 전화했더니
한 달간 여행마치고 한 시간 전에 도착했다며
집에 들르려면 와도된대서 바로 감.

이집트에서 사온 대추야자가 들어있는 초콜릿.
내 타입은 아닌걸로.

마라탕 남은거에 밥 챙겨줘서 먹고
커피랑 빵, 쿠키까지 먹고
양념된 타로와 빵 쿠키 싸줘서 짐 한 가득 들고 돌아옴.
그러곤 또 다시 출근 그리고 퇴근.

그렇게 9월이 휘리릭 지났다.

전날 일 끝나고 브라이언 집에서 자고 일어났고
아침에 트레인역에 데려다줘서 오는 길 네일샵에 들렀다.
19일부터 3박4일간 Lake Cathie에 있는
브라이언 누나네로 놀러가기에, 하루 전 날이기에
비치를 거닐기 위한 셋업을 위해서였다!

찐 오랜만에 페디큐어.
그렇다, 호주에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사진엔 없지만 네일은 평상시와 같이 기본케어만 받았다.

이후 집에서 쉬면서 집 챙기고, 저녁 근무를 위해
우버불러 출근. 출근시간 2-30분 전 우버 불러서
쉽고 편하고 여유있게 출근하는 요즘, 너무 행복하다.

출근해서 쉬는시간, 초코케이크가 나와있길래
눈독들이는 나를 본 바텐더 제니스가 먹어도된다고해서
냉큼 두 조각같은 한 조각 퍼다가 브레이크 때 먹었다.

먹으면서 메일확인을 했는데,
현재 다니는 새 호텔 지원할 때 이용한 seek.com에서
온 지원한 곳 구인 마감되었다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마지막 문구가 딱 눈에 들어오는거다.
무려 백 명이 넘는 지원자가 있었다는 것.
백 명이 넘는 지원자 중 내가 고용된 것.

그 때 오는 감동을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다.
지난 두 달가량 기존 펍에서 혼자 끙끙 앓던 순간들과
전 게이밍에서 겪은 온갖 억울한 상황들.
그러다가 딱 한 군데 지원한 곳에서 원샷원킬로 한 번에.
일이 이렇게 되려고 그렇게 힘들었나 싶고.

전 회사 게이밍에서 일하면서는 늘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필요할 때 쓰이는 부품같은 존재,
불공평하거나 불편한 부분에 이의제기를 하면
시프트를 줄여버리는 불합리함 속 매니저의 권력남용
아래 모두들 침묵을 지켜야 하는 존재에 불과했다.

새로운 회사에서는 내가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대우를 받고 있다.
매니저가 엄청 적극적이고 에너지가 좋아서 인지,
모두들 워크에틱이 좋달까? 일을 제대로 할 줄 알고,
그래서인지 팀워크가 좋다.
이렇게 되려고, 거기서 벗어나라고
그런 일들을 겪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나는 운이좋다!
이 날 기분좋게 여행 전 날 마지막 시프트 잘 마쳤다.
아임프리! 아임 온 할리데이! 예~

토요일 아침 일어나 치즈밥에 고기.

먹고나서 아이패드 드로잉 클래스.

이 날 학생들 사촌이 생일이라서
생일카드쓰기를 했다.

누나는 예전에 그려둔 게 있어서 금방 마치고
남은 시간동안 하나 더 그림.

누나꺼 살짝 벤치마킹해서 그린 동생.

이 날 새 호텔에서 가져온 롤리들 챙겨줬더니
수업하면서 먹음.

이 날 부터는 토요일 드로잉수업이 끝나면
기존호텔이 아닌 새 호텔 게이밍 일 나갔다.
집에 와서 쉬다가 우버타고 출근.

일하면서 온 브라이언 문자.
오전근무 끝나고 퇴근해서 피자 만들어서는
한 판 다 먹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내 것도 만들거라더니 곧 완성한 피자사진을 보내왔다.

이 주는 피자복이 터졌다. 새 일터에서도
라이센시가 만들고 시큐리티가 주문해서
베지터블 피자를 쉐어헤서 갓 구운 피자를 먹었다, 냠~
새 호텔에서의 첫 토요일 클로징 잘 마침. 끝!


다음 날 일요일, 기존호텔 바텐더로 출근.

조커포커가 $5,000까지 올라 사람이 한 가득.
활기넘치고 펀펀한 일터.

저녁으로 브라이언이 챙겨온 피자를 데워 먹었는데
무슨일, 여태 먹은 피자 중 역대급 맛있었다.
물어보니 다섯 가지의 고기류와 치즈를 때려놓고
바질을 한 바가지 뿌렸댄다.
앞으로도 바질 가득 넣어 만들어줘~!

이 날 퇴근 후 바로 집에 가도 되지만
굳이 브라이언보러 버스타고 넘어가서 잤다. 끝!

월요일, 오프.
브라이언이 점심으로 스파이시 치킨 누들을 만들어줬다.

집에 있던 온갖 칠리 소스들 다 넣고
계란 노른자에 버무린 후

치즈 잔뜩 뿌려주면 완성.

냠냠. 진짜 맛있어서 배부른 걸 아쉬워 하던 차,
충분히 많이 남았다고 이따 저녁으로 먹으라고 했다.
오예! 그래서 마감 출근한 브라이언이 없는 사이
저녁으로 또 먹었다, 헤헤.
이 날 먹고 낮잠자고 또 저녁으로 먹고 브라이언 오면
또 자고의 반복이었다. 끝!


화요일, 이 날 브라이언 자동차 서비스받는 날이어서
오전 일찍 일어나 출발했다.
차로 15분 가량 가면 나오는 처음 가보는 동네였다.
브라이언이 작년에 서비스받으러 와서
기다리는 세 시간 동안 혼자 무지 지루했었다고,
주변 걸어다니고, 어떤 가게가 있었는데 없어져서
헤매다 다시 돌아오고 그랬었다며.
이번엔 나도 같이 가니 걱정말라했다.

그렇게 차 맡겨두고서 근처 카페부터 들러 아침식사.
사진은 없지만 나는 햄치즈크로아상에 플랫화이트,
브라이언은 베이컨에그롤에 오렌지주스를 시켰다.
식후 근처 DFO 아울렛이 있대서 걸어서 갔다.
2-30분 가량 걸어 도착한 쇼핑몰.
물이랑 콜라 한 잔 하면서 신발이나 수트도 착용해보고
놀다가 아울렛 건너편 다른 몰 같은 게 있길래
시간이 남아 거기도 둘러보다가 달러샵을 발견했다!

달러샵에서 파는 할로윈 소품들.

이것저것 들고 쓰고 찍은 사진.
기대 안 한 달러샵 쇼핑이 젤 재밌었다!
사진 속 내가 머리에 쓰고있는 머리핀 $1,
자 머그잔 $1, 세탁망 $2 세 아이템 득템해 왔다.

다시 2-30분 걸어 돌아와 서비스센터 내에서 앉아
티비보며 기다리면서 찍은 셀카.

헤헤 마음에 드는 사진.
곧 정비 다 마친 차를 끌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새호텔에서의 첫 마감 일을 위해 낮잠을 잤다.

자는동안 만들어서 차슈&김치볶음밥
도시락 싸둔 브라이언.
그리고 출근길 40분 가량을 태워다주었다.
걱정 반 기대 반 첫 마감은 무탈히 잘 끝났다.
생각보다 일이 수월해서 매우 적절했다.


그러고 다음 날 수요일, 미드시프트 출근한 나.
이 날 또한 무탈히 수월히 일을 했고, 조용하길래
한 시간 빨리 퇴근하겠다고 한 후 바로 우버타고
브라이언에게로 넘어왔다.

이 날은 피자 나이트 하기로한 날 이었는데,
점심도 안 먹어서 배고프다고
바로 먹을 수 있게 만들어놓으라고 하는 흥분한 나.

와규 포함한 여러종류의 고기에 네 종류의 치즈가 올라간
미트러버&치즈러버들의 피자.

말해뭐해, 갓 구운 피자, 대박 맛있었다.
그렇게 수요일도 평온하게 지나갔다.


피자나이트 다음 날 아침은 모닝피자!

계란 베이컨 초리조가 올라가있다.

얌냠 피자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같이 있다가 목요일 함께 출근!
일 시작할 땐 여기선 롱블랙으로 불리는 아메리카노부터
내려 마시고 이후 내내 그린티에 레몬 조각을 넣어
물을 계속 채워 마시는데,
그걸 본 레귤러 캐시가 티 마시냐며,
레몬넣어 마시면 좋다고.
“응! 나 안그래도 딱 그렇게 해서 마시고있어!”
하고 레몬조각 들어있는 티를 보여줬더니
신나서 같이 티 얘기하다가 티를 하나 선물받았다.

그린티에 자스민 조합 원래 좋은데
거기에 페어까지! 마실 생각에 들떴다. 고마워요 캐시.
그러고 일하고 끝나고 브라이언 기다리다가 같이 퇴근.
여느때나 다름없는 목요일.
그렇지만 마음가짐은 분명 달라졌다,
어떤 것이든 나를 스트레스받게 할 수 없어!
그렇게 되도록 두지 않을 거야!

참, 퇴근길 12시가 넘어서 되는 금요일은
우리의 100일 이었다. 벌써 100일 이라니...
나도 그렇고 브라이언도 그렇고
연애도 오랜만이고 백일이 넘은 연애는 더 오랜만이라,
묘했다. 시간 진짜 빠르다며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서로에게 백일간 서로 함께한 시간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금요일, 내가 아주 바빴던 날.
오후 중 드로잉 클래스가 연달아 두 건이 있었고
이 후는 바로 새 호텔 게이밍으로 출근해야했다.

새로운 학생, 무사히 수업 마치고

두 번째 수업하러 스벅, 그리고 어김없이
아이스 펌킨 스파이스 라떼.

학생 그림 그리는동안

나는 아폴로를 완성했다.

호텔 출근해서는 이 날 히루종일 먹은 게 커피뿐이라
배가 금방 고파와서 두 시간만에 브레이크를 가졌다.

회사 이름을 딴 시그니처 버거를 주문해 먹었는데,
와 맛있어서 버거 다 해치우고 칩스도 거의 다 비웠다.

배부르게 잔뜩 먹고서 나머지 일 수월하게 잘 마쳤다.
이 날은 날이 날인지라 끝날때 좀 많이 피곤했다.
그렇게 금요일도 끝.

다시 멜랑꼴리한 며칠을 보내고
9월 둘째주 일요일이 되었다.

한국에서 퇴사 후 그림 그리다가 만난 친구와
연락이 닿아 근황을 묻던 중 책 얘기가 나왔다.
퇴사를 앞두고 회사 상사로부터 한 유튜버의 책을
선물로 받았는데 좋았단 거 였다.
혹시나 해서 “이연~?” 하니 “오!!! 맞아.”
4년 전 쯤 우연히 알게 되어 한 번씩 위로도 받고
마음도 단단해지게 되는데다 그림그리는 데도 자극받는
최애 유튜브 채널인데, 궁금해서 책을 검색해봤는데
마침 있는거다!

출근 전 저장 후 다운받아놓고 일하러 고고.

보통 주말은 아침시프트인 브라이언이 이 날은
오전 중 골프가느라 마감을 해서,
끝나고 같이 집에가기로 했다.
일요일 일은 6시 이벤트 때 반짝 바쁜 후
쭉 사람들이 빠지기 때문에 바로 마감청소 들어가고
평상시보다 한 시간 일찍 끝나기 때문에
수월하게 할 만 하다.
그리고 게이밍 멤버가 브레이크 간 사이
커버하러 잠깐 게이밍바를 맡아야했는데 이 날도 그랬다.

게이밍에서 잠깐 일하다 메인 바로 돌아왔더니

그 사이 브라이언이 메인 바에 있으면서
마감 청소를 다 해둔거다.

반짝반짝. 덕분에 끝날 때 까지 서빙만 하고
다른 내가 할 일이 없었다. 고맙게시리 헤헤.
마칠 때 까지 별거없이 무탈히 수월하게 끝난 일요일.

며칠 전 숙취때문에 이 날은 기다리면서
술 대신 물을 마시며 책을 읽었다.
근데 프롤로그부터 너무 좋은거다.
부담스럽지 않은 그림&에세이 구성이라 읽기 쉬웠다.
마음에 와 닿는 글은 대사 하나하나 읊조리듯 읽었고,
중간중간 눈물이 쏟아져서 몰래 눈물훔치며 읽었다.

결국 두 시간 내 완독.

눈물 콧물 범벅 휴지더미.

책을 읽고 든 생각_
그래 아무리 치사하고 옹졸할 때도 있지만
솔직담백 거짓없이 맑은 내가 나는 좋은걸.
이대로 살자, 나는 나다울 때가 가장 아름다운거야!
남이 뭐라건 나대로 살자.

이연 이 사람은 뭐지?
어째서 언제나 나에게 가장 큰 위로를 주는걸까.
영상 그림 글 어떤 형태를 통해서든
의욕과 용기를 심어준다.
그렇게나 어떤 말 어떤 행동으로도 안 풀렸던 기분이
독서를 통해 이렇게 풀릴줄이야...

그리고 그림 모임의 친구 또한
나와 대단한 연이 있는 듯 싶었다.

그렇게 지난 두 달간 쌓아온 온갖 스트레스들을
개운하게 모든 걸 풀어내고서,
다정한 브라이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

새삼 세상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는 뽀송한 하루였다.

9월 7일 목요일 아침으오 핫도그 해줬다.

소시지+치즈에 다진 양파랑 피클까지 넣어
업그레이드된 왼쪽 핫도그와
남은 제육볶음 끝까지 클리어하려는데 밥이 없어서
핫도그빵에 넣어 마요네즈 뿌린 오른쪽 핫도그.

제육볶음 핫도그! 센세이션하지않는가?
마요네즈와 합도 좋고
밥 대신 빵, 휴대하며 먹기도 좋아서
나중에 푸드트럭하면 이런 메뉴 괜찮을거 같다 생각함.

무튼 그러고 쉬다가 함께 출퇴근하는 목요일 출근 준비.

내가 머리감고 메이크업하는동안
거실에 앉아 기다리는 브라이언.
심각해보이지만, 틱톡중이다.

이날 일 마치고 어김없이 기다리며 맥주마시려는데
기분이 꿀꿀한거다.

언젠가 어쩌면 조만간 2년 반 동안 이 정든 곳을
그만둬야할 것만 같아서 였다.
여기 이 곳도 너무 좋은데,
게이밍에는 투머치드라마에 완전 정뚝떨이고
그나마 남아서 하는 바 일마저 너무 지쳐가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터 호텔펍도 게이밍룸도 정말 좋지만,
여기는 나에게 너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공간이기에
계속 이런식으로 일한다면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냥 우울해졌다.

허한 마음에 Hazy IPA, 독한 맥주로다가 들이켰다.

한 잔, 두 잔, 마시던 중 떨어질 때쯤이면
브라이언이 나타나 새로운 잔을 가져다줘서
서 너잔은 마신 것 같은데 마감 일 끝나고부터
기억이 끊겼다..!😳


다음 날 금요일, 아침 일찍이 눈이 번쩍 떠졌다.
알몸으로 자고 있었는데, 얼른 화장실로 달려가
얼굴과 입안을 확인해보니 깨끗했다.
본능적으로 세수양치는 잘 하고 잤구나.
그런데 속이 너무 울렁거리는거다.

곧 일어난 브라이언한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건지 물었더니,
내가 마감 딱 끝날즈음 엄청 취해있었고
차 안에서도 주절주절 거리며 울었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화장실로 가 샤워를 하는 거 같았는데
쿵쿵 어딘가 부딪히는 소리가 많이 나서 걱정했댔다.
얼마지나 방에 들어와보니 먼저 침대에 들어가
잠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도 맥주한 잔 후 샤워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가 화장실로 뛰쳐들어오더니 오바이트를...
괜찮냐 괜찮냐 하는데 대답없이 혼자 토하고 양치하고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 잤다고... 하하하하하

이런모습 브라이언에게 보인 게 처음이라 민망하고
일 관련 사람 관련 스트레스를 술김에
고스란히 드러낸 게 부끄러웠으며,
그런 나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볼까봐 걱정스러웠다.

여하튼 출근 길 버우드로 데려다 주는데,
거의 다 도착해서 아이패드를 깜박하고 두고온거다.
어쩔 수 없지,
오늘 내일 수업은 없이라도 어떻게든 해야지 하는데
바로 유턴해서 집으로 돌아가 주는 브라이언.
그러는 거 아니라고, 수업 때 아이패드 꼭 챙겨가라고.
그렇게 전날 마감 후 피곤할텐데 흉한 모습 보이고
어수선하게 신경쓰이게 한 데다
소중한 아침시간까지 지체해버린 나.
고맙고 미안하고 얼굴보기 민망하고 그랬는데,
겨우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는데 문자가 온 거다.

데려다주고 아이패드 가지러 다시 돌아갔다와주고
고맙다고 했더니, “그게 좋은 남자친구 아니겠어?”
하는 스윗한 브라이언.
이 때 정신없어서 미리 아이패드드로잉 수업 취소해놓고
쓰러져자고서 세 시쯤 일어났다.
씻고 호텔로 출근.

브라이언만나 인사하고, 그림수업 결국 못 갔다고 했다.
겨우 나아진 상태로 일 어떻게든 마치고서 금요일 끝.


다음날 토요일 아침,

치즈토스티 해먹고서 아이패드드로잉 클래스수업감.

누나는 강아지 그리고

동생은 로봇 종류 그렸다.

그러곤 호텔 펍 출근 후 무탈히 퇴근.
딱히 생각나는 거 없는 토요일...

4일 월요일.
나의 유일한 한국인친구 언니와 이스트우드에서 만나
처음 가보는 한식당에서 같이 점심먹었다.

씨푸드나 너무 매운 음식은 잘 못 먹는 브라이언과
함께할 때 잘 못 먹는 생선구이랑 매운갈비찜 시켰는데
반찬도 깔끔하고 맛도 매우 좋았다!
매운 갈비찜도 딱 적당히 매콤하니 소주각이라
다음에 혼자 혼술하러와야지 생각함.
실컷먹고 커피도 마시고 2시 좀 넘어 헤어져야했는데
집까지 태워다주신다해서
장보면서 고기도 좀 사고
스페셜 소주 2병, 막걸리 3병 무게나가는 음료류도
다 샀다! 덕분에 마음이 든든해졌다 하하하.

그렇게 집에 돌아와 장봐온 것들 냉장고에 정리해놓고,
최근 샵사이다에서 처음 구입해 본
피케원피스랑 바람막이 입고서 브라이언 만나러 갔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브라이언이 이 드레스
콕 찝어서 진짜 좋아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뿌.듯.
샵사이다에서 일할 때 입을 바지랑 와이드청바지까지
첫 쇼핑 모두 성공적이었음!

오픈 후 퇴근하는 브라이언보다 2-30분 가량
일찍 도착해서 역 근처 타일러가 라이센시로 간
펍에 들러 맥주 한 잔 하며 기다렸다.
얼마 안 있어 짜잔! 하고 다가온 브라이언.
같이 맥주 한 잔 더 하고서 울리스 장보러 갔다.

저녁메뉴는 브라이언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라는
썬키스트 치킨윙! 한국 콜라닭같이
썬키스트를 넣어 만든 치킨 요리였다.

밑간한 치킨윙을 오븐에 구워주고,

썬키스트 및 다른 소스류들 넣어 걸쭉해 질 때까지
끓여준 다음,

반 쯤 부어 버무려서 다시 오븐행.

마지막에 남음 소스 마저 뿌리고 쪽파 썰어 올려주면

썬키스트 치킨윙 완.성.

포테이토 탓츠 곁들어 암냠.
이 날 역시 대박 맛있었다👍 월요일 끝.


화요일, 오전 브라이언 골프간 사이 차려먹은 아침.

지난 주 먹고 남은 제육볶음이랑
전날 먹었던 썬키스트 윙 세 조각.
오이물까지, 맛있어 맛있어!
든든하게 잘 먹고 이 날도 부엌 정리하고
청소기 함 돌리거나 한 듯.
그러고 점심즈음 돌아온 브라이언과 조금 쉬다가
오후 드로잉클래스 있어서 리드컴으로 고고.

둘리스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곤, 수업다녀옴.

해당 주, 어머님 생신이셔서 생일카드 쓰는 애기.

시간이 남아서 다른것도 그려볼까~? 해서 그린 아폴로.
20여년 전 불량식품으로 많이 먹던 아폴로인데
이 곳에서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여기 한국 애기들도 참 좋아라 하는 아폴로.
귀엽게 완성!

쌤 모나리자 그릴 수 있녜서
학생이 아폴로 그리는 동안 그린 캐릭터식 모나리자.
저거보고서 오아앙! 탄성을 들었다.

끝나고 브라이언 만나 맥주 한 잔 더 하고 돌아왔다.
이 날 저녁으로는 전 날 이스트우드에서 사가지고 온
삼겹살이랑 깻잎, 버섯으로다 코리안 바베큐!
그 전 만들어뒀던 스프링롤도 에어프라이어로 데워서
클리어했다.

한국에서는 포크밸리 바베큐로 이런식으로 해 먹는다고
쌈싸먹는거 알려줬더니 그대로 잘 따라 먹더라.
소주도 사다가 소맥타서 곁들임.

디저트로 오후 외출 전 미리 만들어 둔 초코아이스크림.

전에 한 번 만들어 본 적이 있는 아이스크림
다른 맛으로다가 도전!
생크림+연유+코코아파우더 잘 섞어서 얼려주면 끝.

마트에서 와플콘 사다 아이스크림콘으로 먹었는데
말해뭐해, 초코아이스크림은 언제나 최고!
그렇게 화요일도 끝.


수요일, 고대하던 새 호텔 게이밍룸 첫 근무날!

브라이언이 데려다 줬다.
가는 길, 아빠한테 보이스톡와서 브라이언 소개시켜줌.
어색하게나마 짧은 영어로 인사나눴다 헤헤.

출근해서 나 인터뷰오라고 전화 왔었던 매니저 크리스와
라이센시 브라이스 처음 만나 인사했다.
게이밍 매니저 토마스와 함께 오전근무를 하면서
전반적인 설명을 들었다.
포스기가 많이 낯설고 어려웠지만
모든 게 전자화 되어있어서,
익히면 쉽고 편한 시스템이었다. 적절해!
일은 사실 매우 수월했다. 아직 머신 수도 적고,
게이밍 바도 없어서 마감 때 청소할 일도 없고.
신생회사가 갓 인수해 올해부터 지어지는 터라
아직 내부가 완전히 자리잡히지 않아서
분명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음.
손님들도 굉장히 나이스한 편이고, 두고봐야겠지만
적절했다.

그렇게 일 잘 마치고 끝날때 쯤 브라이언이 데리러와서

같이 맥주 한 잔 후, 근처 고기뷔페로 갔다.

브라이언이 틱톡에서 발견했다는
새로 오픈한 고기뷔페 집이었는데,
갔더니 이미 테이블이 꽉 차서 예약 아니면 안 되어서
바로 아웃... 전혀 예상치 못했던터라
고민하다가, 시티 두끼갈까? 하다가
그러면 또 트레인타고 움직여야하고 그러면 배고픈데
식사시간도 자꾸 늦어지고해서
결국 근처 리드컴에 가보고싶었던 한 포차에 갔다.

작년부터 들은 꿔바로우가 그렇게 맛있다던 포차인데,
도착한 저녁 6시 즈음 텅 비어있는 데다가
먹고싶었던 꿔바로우는 메뉴에 없었고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서로 대화하기도 힘들었다.
여긴 아니다, 분위기가 영 어수선하고 시끄럽고
이런 곳에서 뭔가 먹다가 체할 것 같아서 바로 나왔다.
그러곤 옆집 한식당 사람많길래 들어가서
족발이랑 김치찌개 시켜 먹었다.

처음에 내가 돼지 발이라하니 안 먹는다길래
한 번 먹어보라고 너가 싫어하는 그런 류가 아니다,
고기다 고기! 그러면서 반 강제로 시켰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맛있다고 잘 먹더라.

나 먹는 따라서 김치찌개 밥에 비벼서 와앙!

이래저래 계획에 어긋나 우연히 들른 처음 본 한식당인데
기대이상 맛있었다.
족발은 대자로 시켜 남은 건 테이크어웨이해 왔는데,
해당 주말 나 없는 사이 냉장고에 넣어 둔
차가운 족발 그대로 퇴근하고서 배고팠던 브라이언이
마구 집어먹었다고 너무 맛있더라며 나중에 실토했다.
ㅋㅋㅋㅋㅋㅋ것봐 족발 맛있을거라했지?
여하튼 첫 근무 무사히 잘 마치고
맛있는 것도 잘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해당 주는 어쩌다보니 매일 한식. 유후!
그렇게 수요일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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