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가량 꿀잠. off 지만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약속이 있는 나름 바쁜 날.
9:30 벨리아랑 같이 간단히 장 보고 커피한 잔.
12:40 제네비브랑 영화 브로커.
17:00 아이패드 드로잉 클래스.
씻고 외출 준비. 벨리아 나눠 줄 만두도 팩에 담아 준비해놓고
나가면 마지막 일정까지 마쳐야해서 아이패드도 챙기고
그러고나면 가방이 너무 무거워지니까 나머지 짐은 간결하게.
곧 픽업 온 벨리아와 함께 집을 나섰다.
내가 사야할 건 꿀. 그 외엔 과감히 패쓰.
내 호주에서의 첫 직장동료이자 현 이웃사촌 벨리아는
학교에 들어간 아들 뒷바라지 하느라 일을 그만두고 지난 2년간 전업 주부로 지내다가
몇 개월 전 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고 이 후 더이상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나와 마찬가지로 장을 간소하게 보고 금방 집으로 돌아왔다.
벨리아는 인도네시아 사람으로, 워홀 초창기 헤일리 먹여살리기에 일조한 인물.
작년 내 생일에 만들어 준 잡채. 외국인이 생일이라고 잡채만들어 줘서 감동이었지.
내 생에 최고의 락사. 곁들인 건 홈메이드 미트볼.
락사 만들면 내가 팔아주겠다고 방법을 알아봤을 정도. 허나 음식 판매를 하려면 safety관련 certificate을 따야했는데 벨리아가 그 과정이 복잡하다고 됐다고하는 바람에 무산됨.
매번 맛있는 거 만들 때 마다 헤일리 불러서 먹이고, 집에가서 또 먹으라고 저러코롬 예쁘게 포장해줌.
또 둘다 케이크 매니아여서, 매번 새로운 카페나 케이크 샵 발굴해서 먹으러가거나 포장해와서 같이 먹곤 한다.
작년 크리스마스 케이크 파티.
올 새해 케이크.
지난 달 이스터.
둘 다 케이크를 좋아해서 무슨 날이거나 만날 때 마다 케이크를 먹곤 해서
벨리아 아들 대런으로부터 "엄마, 헤일리는 왜 이렇게 단 걸 많이 먹어?"라고 대놓고 들을 정도.
그러면 벨리아는 웃으면서 "케이크에 환장한 여자들이라 그래." 한다.
이번에 새로 산 카푸치노 케이크 있다며 꺼냈다.
내 집 마냥 자연스럽게 커피를 끓이고 앉아서 차려준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지난 주 아팠어서 집에만 있었던 한 주간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고 벨리아는 그저 묵묵하게 들어준다. 늘 그렇듯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런 때도 있는 법이지, 허허 웃는 벨리아. 부처같은 벨리아를 만나 맛있는 거 먹으며 떠들다보면 내가 근심걱정 힘들어한 모든 게 별게 아닌 게 되면서 툴툴 털어버리게 된다. 이 날도 실컷 먹고 수다수다 하다보니 어느 새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 무거운 짐 꿀병은 우선 맡겨두고 내일 찾아가던지 할게, 안녕 내일 봐👋
그렇게 서둘러 움직여 도착한 뉴타운의 댄디시네마. 젠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팝콘과 콜라를 사들고 입장!
어떠한 정보도 없이 랜덤박스 같은 영화를 볼 생각에 설레하는 젠. 그리고 사랑스러운 팝콘!
댄디시네마는 좌석이 좁은 편. 팝콘을 넣을 공간이 없다. 그래서 손에 들고 먹어야했는데, 처음엔 귀찮다고 좌석 사이에 대충 고정해놓고 먹다가 팝콘박스가 쓰러지며 결국 이런 대 참사가 발생하고야 말았다😂
결국 얼른 나가서 새로 팝콘을 사온 젠. 이 후 우린 서로 교대해가며 팝콘을 내내 꼭 쥐고 먹었다.
감독이 일본인 이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정적이고 잔잔한 분위기가 깔려있었다. 다가오는 내 생일, 나도 “태어나줘서 고마워” 듣고 싶어졌어...
음음 끝나고 둘 다 일 가기 전, 카페를 찾았다.
비건인 젠은 라떼 with 오트밀크, 나는 클린하게 프레쉬 주스 with 사과, 당근, 오렌지, 생강. 생각했던 것보다 상큼했다! 굳굳.
자리 앉자마자 젠은 최근 있었던 이슈들을 털어놓았다.
지난 밤, 다음 주 일요일 본다이에서 스텝파티가 있는데, 교통편이 불편해서 다들 가길 꺼려하는 터라 이벤트 매니저 젠이 지점장 존에게 위치 변경을 요청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Bondi or Never!"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어차피 존은 참석도 안 할텐데 말이다, 흐음...
게다가 갑자기 목요일부터 주말까지 클로징 매니저를 제지 당했다고 했다. 여자여서 안전 문제때문이라고 하는데, 글쎄, 지난 일 년간 아무 일 없었고 다른 지점들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말이다.
이 일들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젠...
가끔 보면 존은 좀 고집스런 구석이 있단 말이지...
자, 그치만 스텝파티 관련해서는 다른 매니저들 통해서 다시 잘 얘기해보면 될거고, 마감도 별일없으면 곧 풀릴거라고, 우선 받아들이고 지켜보자고 다독였다.
시간은 금새 흘러 어느덧 가야할 시간. 그럼 목요일에 호텔에서 봐👋
서둘러 이동해 겨우 수업에 늦지않게 도착했다. 2주만에 하는 수업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조금 버거워하고 마침 지난 주 아빠 생신이었다 하길래 그림그리는 대신 축하카드를 쓰기로 했다.
픽업 온 아이 아버지가 너무 좋아하시며 활짝 웃으셔서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오늘 하루일정 모두 무시히 마침!
돌아오는 길, 집에 만두만드려고 사둔 부추 남아서 시들어가는데 얼른 전이나 부쳐먹을까 해서 부침가루를 샀다. 집에 와서 보니 튀김가루였다, 하하하. 부침이나 튀김이나. 뭐, 튀김가루 쓰면 더 바삭하겠지?
집에 있는 야채 이것저것 다 넣고
마침 집에 막걸리도 한 병 남아있길래 곁들이고
여전히 남아있는 미역국까지 함께 간소한 저녁 완성.
먹고 일찍 잠들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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