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기적 늦잠.

처비번 에어프라이어 돌려서 콘쉐이크랑 먹고 옴뇸뇸

연달아 헤이즐럿커피넣은 뚱바라떼!

그러면서 과외 시작, 사정상 30여분 만에 끝
시간 남아서 조금 더 블로그 글 정리하다가
홈트&샤워&출근준비!

출근 하자마자 데이비드가
“헤일리, 스낵 있는거 먹었어?”하길래
”무슨 스낵?”했더니 커피머신 앞으로 날 데려갔다.
알고보니 월요일 오전 수잔이 약속했던 스낵을 말한 거.

마감인 내가 올 때까지 없어질 까봐
”헤일리 것도 좀 남겨놔줘🤍“
남겨놓은 메시지. 꺄, 정말 딱 한 개 남았더라 흐흐.
그래도 시작부터 달달하게 맛 봤어, 마스 바 볼.
고마워 수잔🤍

새로운 스텝 사스 동생 루이스와 인사 후, 어쩌다 서로 짧게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루이스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진로를 찾아 단짝 친구와 둘이 NSW주 오렌지라는 지역으로 가서 농장일을 하며 1년을 보냈다고 한다. 팔 뒤쪽에 생선가시모양 타투가 있길래 이건 무슨 의미냐 하니, 그 곳에서 지낼 때 같이 있던 친구들끼리 밴드를 형성했고 그 밴드 마크로 모두 같은 타투를 했다고, 지금도 일 년에 네 번 꾸준히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나보고 타투있냐고 묻길래 “람보르기니에는 튜닝하지 않는 법이지.” 라는 멘트를 날려주었다, 하하하.
여하튼 이 후 시드니로 돌아와 공대에 진학했다고. 나도 공대 출신인데 졸업 후 일 하다가 그만둔 후 지금까지 떠도는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스 아버지는 굉장히 바쁜 펍을 운영하시는데, 거기서 일하면서 충분히 단련이 된 사스와 루이스는 둘다 서글서글 매력이 넘치고 무엇보다 일을 매우 잘 한다! 일 잘하는 친구들과 같이하는 근무 완전 좋아. 앞으로도 잘 부탁해!

이 날, 루이스는 오전 근무를 했어서 6시에 퇴근.
그 외 프론트바 마감 멤버들이 모두 아파서 게이밍의 레이첼이 커버나와서 나와 둘이 일하게 되었다.

미트 래플이 있는 목요일. 사람이 모자라 래플 발표 및 미트 트레이 포장 모두 브라이언 혼자 도맡아 함. 고생이 많아. 그래도 이 후 손님이 적고 조용해서 일 할만 했다.

9시 이후로는 완전 널널, 브라이언이랑 둘이 대놓고 수다수다. 일요일이 마더스데이여서 엄마한테 전화드려야 한다고. 현재 이웃집에 사시는 부모님이 캠핑카로 여행중이신데, 한 번씩 들러 풀 청소, 메일함 빌 확인 등 잡업무를 봐드리고 있다고. 이 때! 오늘 출근 길 유튜브에서 본 표현을 써 보았다! Odds and ends. 잡다한 것들!
"Oh, you're taking care of their odds and ends!"
헤헤 이렇게 바로 배운 걸 써먹어 보니 재밌었다.
절대 안 까먹을 것 같다, odds and ends.

예전에 일하면서 배웠던 다른 표현으로는
Pros and cons 장점&단점
= good things and bad things
이 표현도 알게 된 후 은근 자주 쓰고 있다.
앞으로도 이렇게 새로운 표현들 더 익혀가봐야지!

무튼 그렇게 떠들다가 곧 마감청소 들어가고
이 또한 열 시가 되니 끝나서
이번엔 프론트바 손님들과 수다수다.
한국에 최근까지도 일&여행으로 다녀온 적도 있고
아시아에 대해 관심도 아는 것도 많은 잭,
블론드 시키는 에디, 덩치 큰 밀레.

잭이 먼저 나보고 어디서 왔는지, 공부하는 중인지 등
기본 호구조사 처럼 질문을 하다가
뭐 하고 살아오고 있는지 어떻게 지금까지 흘러왔는지
길고도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얘기 하다보니 음? 이거 아까 루이스한테 했던 건데?
여하튼 애정어린 눈빛으로 나의 이야기를 듣는 이들.
즐거운 수다가 끝나고 곧 끝!

게이밍에 있던 새 직원 썬이 나에게 다가와 친해지고 싶다고 했다. 그래 우리도 좀 더 친해져보자, 지난 주 손님이 미리 결제해 둔 맥주 한 잔 하며 게이밍 바 앞에 앉아 본격적으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어쩌다보니 썬 에게도 나의 인생사를 읊고 있었다. 아니 오늘 무슨 날인가? 루이스&바 손님들&썬 까지 계속해서 오버랩 되고있어. 그런데 그러다보니 내 인생도 참 재밌는거다. 그래 나 잘 살고 있네. 잘 다독여줘야지.

썬은 나의 이야기를 매우 인상깊게 들었다며 나와 더 친해지고 싶어했다. 그래! 행아웃하자! 해서 바로 다가오는 월요일 저녁 약속을 잡았다. 짜장면이랑 탕슉 먹으러!

그렇게 또 한참 떠들다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 날 차편을 확인해보니 트레인도 없어서 대체 버스가 다니고 그 배차간격이 커서 정류장에서 대기를 20분 가까이 해야했다. 이래저래 애매한데? 하던 찰 나, 브라이언이 다가왔다.
“18분이나 기다려야 된다고? 조금만 기다리면 우리 끝나. 내가 데려다줄게!“ 예~! 브라이언 멋쟁이!
그렇게해서 스포츠바에 올라가 10여분을 앉아 기다렸다.

단골손님 토니가 챙겨다 준 스도쿠를 하면서.
내가 맨날 스도쿠 페이지만 찢어가니까, 오늘 아예 어제자 신문까지 챙겨왔더라, 하하.

곧 전체 마감을 했고 나가는 길 시큐리티 아제아의 미트 트레이를 발견했다. 예전에 트레이 두 개를 한 번에 탄 적도 있는 터라, “우와~ 또 탔어? 좋겠다!” 했더니, “가져갈래?” 하고 나에게 건넸다.
“아니야, 괜찮아. 엉클 거 잖아.” 했더니,
“아냐, 진심, 어차피 집에 요리할 사람 없어.“ 한다.

그렇게 받은 미트 트레이. 우와~~~ 고기당!!!
“근데 나 이 고기들 요리할 줄 모른다?” 했더니
브라이언이 레시피 있다고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lock up 후 브라이언이랑 집으로 고고!

좋아라하는 그린데이 노래 들으며.

집까지 데려다주고 집 도착하자마자 레시피도 보내줌.

고마워, 내일 바로 시도해서 아제아 갖다줘야지!

나 가끔 요리하기 귀찮아서 대충 해먹는데,
(너 덕분에 요리하고 싶어져!) 라는 뒷 말을 보내기전에
저렇게 답변이 왔다. 아 진짜 핵 스윗해 브라이언.

오늘은 일 시작부터 끝까지 수잔, 토니, 아제아, 잭&에디&밀레, 썬, 브라이언 다양한 이들의 사랑이 넘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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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침대 위 밍기정거리다 벨리아 출근 전 어젯밤 맡겨둔 짐 찾으러 가야해서 9시반 쯤 일어났다.
역에서 만나 짐을 건네받고 바로 헤어졌다.

집에와서 확인해보니 꿀 외에도 어제 먹었던 카푸치노 케이크와 알만 발라낸 석류가 들어있었다. 매번 되를 나누면 말로 되돌려주는 벨리아. 이번에도 잘 먹을게💓

부엌에 들어왔으니 아침을 챙겨 가야지.
미역국에 오트밀해다가 간단히 먹고, 커피에 케이크로 디저트를 먹었다. 말해뭐해, 맛있었다.
그러고나서 오후 2시까지 블로그 글 끄적대다가, 지난 한 주 덕에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오랜만에 홈트!

샤워까지 시원하게 마치고, 사과바나나요거트스무디 갈아 마시고 대파크림치즈를 만들어 바게트 세 쪽 먹고서, 브라이언과 영화보러 가기 위해 외출준비를 했다.

신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매니저 브라이언이랑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 중 하나인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그리고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팝콘까지 또 먹겠네 예~
브라이언이 5:11pm 출발한다고 연락 왔었는데, 우리 집까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알고보니 퇴근시간이라 차가 막혔던 것. 부랴부랴 출발해 아슬아슬 세이프. 팝콘세트 주문 후 화장실 후딱 다녀와서 입장!

자리에 앉고서 퍼펙트 타이밍이라며 🫸하이파이브🫷

영화는 역시 기대한 만큼 좋았다. Radiohead의 creep을 비롯하여 각 씬에 잘 어우러지는 올드팝들에 들썩거리기도 하고 로켓의 과거 이야기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고, 울고웃으며 재밌게 봤다!

150분? 영화가 제법 길어서 나오니 벌써 9시가 넘었다. 집에 데려다주려는데 급 생각난 처비번스. 마침 영화관 근처여서 테이크어웨이 해가자고 얘기해서 들렀다.

역시나 북적이는 이 곳, 시드니 버거맛집 푸드트럭 처비번스.
예전 홈부쉬에서 터키애들이랑 살 때 우뭇이랑 몇 번 갔었는데, 이사한 후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그 때 알게된 게 처비번스 오너도 터키사람이라는 거. 터키가 음식이 맛있어, 잘해.

나와 브라이언 둘다 cheesyjeezy를 택했다! 얌~
처비번스에 대해 전혀 모르는 브라이언.
매번 파라마타 로드 지나치면서,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크 먹으면 반할걸~?

무튼 덕분에 집까지 무사히 잘 도착했다.
늘 데리러오고 바래다줘서 고마워!


앞으로 영화보러 갈 때마다 처비번스 들러
하나씩 맛 보기로 했다, 헤헤.

그렇게 또 행복한 하루가 흘렀다. 수요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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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가량 꿀잠. off 지만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약속이 있는 나름 바쁜 날.
9:30 벨리아랑 같이 간단히 장 보고 커피한 잔.
12:40 제네비브랑 영화 브로커.
17:00 아이패드 드로잉 클래스.
 
씻고 외출 준비. 벨리아 나눠 줄 만두도 팩에 담아 준비해놓고
나가면 마지막 일정까지 마쳐야해서 아이패드도 챙기고
그러고나면 가방이 너무 무거워지니까 나머지 짐은 간결하게.
곧 픽업 온 벨리아와 함께 집을 나섰다.
 
내가 사야할 건 꿀. 그 외엔 과감히 패쓰.
내 호주에서의 첫 직장동료이자 현 이웃사촌 벨리아는
학교에 들어간 아들 뒷바라지 하느라 일을 그만두고 지난 2년간 전업 주부로 지내다가
몇 개월 전 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고 이 후 더이상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나와 마찬가지로 장을 간소하게 보고 금방 집으로 돌아왔다.
 
벨리아는 인도네시아 사람으로, 워홀 초창기 헤일리 먹여살리기에 일조한 인물.

작년 내 생일에 만들어 준 잡채. 외국인이 생일이라고 잡채만들어 줘서 감동이었지.

내 생에 최고의 락사. 곁들인 건 홈메이드 미트볼.
락사 만들면 내가 팔아주겠다고 방법을 알아봤을 정도. 허나 음식 판매를 하려면 safety관련 certificate을 따야했는데 벨리아가 그 과정이 복잡하다고 됐다고하는 바람에 무산됨.

매번 맛있는 거 만들 때 마다 헤일리 불러서 먹이고, 집에가서 또 먹으라고 저러코롬 예쁘게 포장해줌.
 
또 둘다 케이크 매니아여서, 매번 새로운 카페나 케이크 샵 발굴해서 먹으러가거나 포장해와서 같이 먹곤 한다.

작년 크리스마스 케이크 파티.

올 새해 케이크.

지난 달 이스터.
 
둘 다 케이크를 좋아해서 무슨 날이거나 만날 때 마다 케이크를 먹곤 해서
벨리아 아들 대런으로부터 "엄마, 헤일리는 왜 이렇게 단 걸 많이 먹어?"라고 대놓고 들을 정도.
그러면 벨리아는 웃으면서 "케이크에 환장한 여자들이라 그래." 한다.
 
이번에 새로 산 카푸치노 케이크 있다며 꺼냈다.
내 집 마냥 자연스럽게 커피를 끓이고 앉아서 차려준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지난 주 아팠어서 집에만 있었던 한 주간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고 벨리아는 그저 묵묵하게 들어준다. 늘 그렇듯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런 때도 있는 법이지, 허허 웃는 벨리아. 부처같은 벨리아를 만나 맛있는 거 먹으며 떠들다보면 내가 근심걱정 힘들어한 모든 게 별게 아닌 게 되면서 툴툴 털어버리게 된다. 이 날도 실컷 먹고 수다수다 하다보니 어느 새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 무거운 짐 꿀병은 우선 맡겨두고 내일 찾아가던지 할게, 안녕 내일 봐👋

그렇게 서둘러 움직여 도착한 뉴타운의 댄디시네마. 젠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팝콘과 콜라를 사들고 입장!

어떠한 정보도 없이 랜덤박스 같은 영화를 볼 생각에 설레하는 젠. 그리고 사랑스러운 팝콘!

댄디시네마는 좌석이 좁은 편. 팝콘을 넣을 공간이 없다. 그래서 손에 들고 먹어야했는데, 처음엔 귀찮다고 좌석 사이에 대충 고정해놓고 먹다가 팝콘박스가 쓰러지며 결국 이런 대 참사가 발생하고야 말았다😂

결국 얼른 나가서 새로 팝콘을 사온 젠. 이 후 우린 서로 교대해가며 팝콘을 내내 꼭 쥐고 먹었다.

감독이 일본인 이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정적이고 잔잔한 분위기가 깔려있었다. 다가오는 내 생일, 나도 “태어나줘서 고마워” 듣고 싶어졌어...

음음 끝나고 둘 다 일 가기 전, 카페를 찾았다.

비건인 젠은 라떼 with 오트밀크, 나는 클린하게 프레쉬 주스 with 사과, 당근, 오렌지, 생강. 생각했던 것보다 상큼했다! 굳굳.

자리 앉자마자 젠은 최근 있었던 이슈들을 털어놓았다.

지난 밤, 다음 주 일요일 본다이에서 스텝파티가 있는데, 교통편이 불편해서 다들 가길 꺼려하는 터라 이벤트 매니저 젠이 지점장 존에게 위치 변경을 요청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Bondi or Never!"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어차피 존은 참석도 안 할텐데 말이다, 흐음...
게다가 갑자기 목요일부터 주말까지 클로징 매니저를 제지 당했다고 했다. 여자여서 안전 문제때문이라고 하는데, 글쎄, 지난 일 년간 아무 일 없었고 다른 지점들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말이다.
이 일들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젠...
가끔 보면 존은 좀 고집스런 구석이 있단 말이지...

자, 그치만 스텝파티 관련해서는 다른 매니저들 통해서 다시 잘 얘기해보면 될거고, 마감도 별일없으면 곧 풀릴거라고, 우선 받아들이고 지켜보자고 다독였다.

시간은 금새 흘러 어느덧 가야할 시간. 그럼 목요일에 호텔에서 봐👋

서둘러 이동해 겨우 수업에 늦지않게 도착했다. 2주만에 하는 수업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조금 버거워하고 마침 지난 주 아빠 생신이었다 하길래 그림그리는 대신 축하카드를 쓰기로 했다.

픽업 온 아이 아버지가 너무 좋아하시며 활짝 웃으셔서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오늘 하루일정 모두 무시히 마침!

돌아오는 길, 집에 만두만드려고 사둔 부추 남아서 시들어가는데 얼른 전이나 부쳐먹을까 해서 부침가루를 샀다. 집에 와서 보니 튀김가루였다, 하하하. 부침이나 튀김이나. 뭐, 튀김가루 쓰면 더 바삭하겠지?

집에 있는 야채 이것저것 다 넣고
마침 집에 막걸리도 한 병 남아있길래 곁들이고
여전히 남아있는 미역국까지 함께 간소한 저녁 완성.

먹고 일찍 잠들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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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 째, 매주 월요일 게이밍 오픈 고정. 보통 수잔 코리 부부가 문을 열어주며 맞아준다.
수잔은 스텝들을 위해 늘 간식을 챙겨다놓곤 한다. 전 날 또한 초코칩쿠키가 있길래 뚱바라떼와 곁들어 먹었었다.
바삭하니 맛있었다고 잘 먹었다 했더니 또 만들어 주겠다며, 헤일리 다음 시프트가 언제냐고 물었다.
다음 시프트는 목요일 프론트바 마감이라하니, 알겠다고 목요일에 만들어서 가져오겠다고 한다. 예~!

전 날 내가 마감을 했었어서 일하기 수월했다. 일요일 마감 및 월요일 오픈은 내겐 좀 꿀 시프트 헤헤.
 
어김없이 오늘도 월요일 클리닝, 글라스 워싱.
1년 째 월요일마다 일상처럼 하다보니 1시간이면 모든 미디, 스쿠너, 파인트, 숏&톨 글라스 워싱을 해치운다, 후후.
이 후로 점심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커피나 간식 먹으며 다른 스텝이나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개인 활동을 하곤 한다.
이 날은 뚱바라떼 블로그 포스팅을 했다.
 
아참, 어제부터 게이밍 바에 핸드워시가 안 보인다. 지점장 존에게 애기했더니, 곧 새걸로 사다줬다!

Sea Minerals? 처음 보는 향이라 '뭐야? 뭐 이런 걸로 사와?' 했는데 막상 써보니 완전 내 취향.
남자 스킨향 같은 상쾌한 향 이었다! 향이 너무 좋아서 화장실 다녀와서도 굳이 게이밍 싱크까지 와서 손 씻고 있다.
집에 핸드워시 하나 새로 사야되는데 이걸로 사다 써야지! 존, 생유!
 
 
아침부터 헤프닝으로는, 보통 월요일 첫 손님 이탈리안 피터 카카바리 할아버지.
미디 vb와 스카치&콕 시킨 후 잔돈 중 50센트 팁 주시고, 추가 음료 시킬 때 마다 잔돈 팁 주시고,
"벨라, 10% 포 유." 돈 따면 10%는 무조건 내 꺼라 하시는 맘씨 좋은 할아버지다.
이 날도 어김없이 팁을 숏글라스에 넣어줬다가 갑자기 잘못 줬다며 중얼거리시더니
팁 글라스에 손을 넣어서 뒤적이더니 동전을 슥 가져가는거다!
뭐지? 찝찝해서 확인해봤더니, 어젯밤 남겨둔 2불짜리 동전이 사라져있는 게 아닌가!
보통 손님은 팁 글라스에는 손을 안 대기에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순간 "읭?" 어버버하다 지나가버렸다.
'아니 왜 남의 팁을 뒤적거리지? 매번 짜잘하게 팁 주기도 하는데 그냥 넘겨?'
이런 거 말 못하는 1인으로 속으로만 우물쭈물 거리고 있다가,
2불 사실 별거 아닌데 말 안하면 거슬릴 것 같아서
'그래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그냥 말하자!' 해서 웃으면서 다가갔다.
"혹시 2불 있는 거 가져가지 않았어? 그거 어젯밤부터 있던 거 거든."
운만 살짝 띄웠을 뿐인데, 바로 미안하다며 돈을 건넨다. 꺄 나의 소중한 2불!
그리고서 위스키 한 잔 더 오더하며 팁을 좀 더 챙겨줬다.
와, 이렇게 쉬운 걸. 별거 아닌데 말이야.
그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내가 걱정하는 이상한 반응 없을거다.
앞으로는 혼자 끙끙 앓지말고 작은 거라도 나의 의사를 상대방이 듣기 싫지 않게 표현해야겠다!
 

지난 주 정크푸드 한 가득 먹었으니 이번주는 클린하게. 집에서 고구마를 싸왔다. 우유 스팀해다 중간중간 냠냠.
퍼플 고구마로 사봤는데, 에어프라이어로 돌린 것 보다 훨씬 부드럽고 달달해서, 앞으로 삶아서 먹어야겠다.
 

전 날 브라이언이 스파이시 치킨을 요리했는데, 본인한테는 너무 맵다고 나랑 나탈리 먹으라고 가져다주겠다고 했다.

아침부터 뚱바라떼에 우유+고구마만 먹은 터라 퇴근 한 시간 전 배가 고파질 즈음 도착한 브라이언과 스파이시 치킨!
한 조각 맛 보니, 맛있는데 첫 맛이 자극적이다. 바로 스포츠바로 올라가 "응, 매워." 했더니 다들 빵 터졌다.
"것 봐, 진짜 맵다니까~!" 하는 브라이언과 "흐음. 궁금하군."하는 나탈리.
 
시간이 흐르며 점점 바빠지는 게이밍룸, 그리고 나는 곧 퇴근! 다음 타자가 올 때까지 브라이언이 게이밍 바에 내려와 같이 있어줬다.
"다가오는 수요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잊지 않았지? 시간은 확인해서 문자해줄게." "그럼! 예~"

5시 퇴근! 호텔 앞 버스 기다리면서 하늘이 예뻐서 찰칵.
이제 겨울이라 그런지, 한 시간 정도 후 집 도착할 때 쯤이면 깜깜하다...
 
이 날 집 오자마자 씻고 브라이언 표 스파이시 치킨 라이스에 계란후라이 추가하고
지난 주 만들어둔 미역국에 로켓샐러드까지 곁들어 저녁식사를 했다.

토, 일, 월 쉬지않고 활동했더니 피곤했어서 먹고 8시쯤? 바로 잠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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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주말부터 느껴지던 감기가 확실해졌다. 아프다. 기운이 쭉 빠지고 기력이 없다. 해뜰 때 즈음 눈 떴다가 '어제 미리 off내길 잘 했다' 몇 번이고 되내이다 다시 잠들었다가 점심 느즈막히 일어났다. 대충 차려먹고서 책상 앞에 앉았다. 멍 때리다가 오랜만에 그림이나 그려볼까?

요츠바랑 이라는 만화 한 장면. 뭐랄까,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고 누구도 만나고싶지 않고 어디로든 숨고만 싶은 지금 내 모습 같아서.
 
그러고는 해 지기 전 더 추워지기 전 먹을 것 좀 사러 콜스로 장 보러 갔다. 쉬는 동안 유튜브나 넷플이나 실컷 보자 싶어서 팝콘에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그러고서 돌아오자마자 퍼먹기 시작, 왜 이렇게 맛있는거지? 한 자리에서 아이스크림 반 통, 팝콘 한 봉지를 클리어 해버렸다... 먹으면서 내일 팝콘 더 사와야지 생각하면서, 하하하. 바게트빵도 눈에 띄길래 사왔는데 크림치즈 발라서 먹어야지. 음, 뭐, 그냥 그렇게 별일없이 먹고자고먹다가 하루가 다 가버렸다.
 
 
화요일, 밤새 콜럭거리기 시작했다. 목감기에서 마른 기침으로 번진듯. 상태가 악화됨을 깨닫고서 우선 아이패드 드로잉 클래스 취소부터. 불행 중 다행으로 학생 또한 아프다고 했다.

최근 일터에서 독감 백신 맞으면 비용 지급 해주겠다고 했었는데, 요즘 독감이 유행인가 보다. 이미 걸렸지만 기한이 7월까지라고 하니, 시간나는대로 접종하고 와야겠어.

역시나 눈뜨고 다시 잠들었다가 10시가 넘어 밍기적대며 일어났다. 뭔가 영양가있는 음식을 섭취해야할 것 같은데 마침 집에 미역이랑 국거리 소고기가 있어서 미역국을 한 가득 만들었다. 보통 귀찮으니 생각날 때 마다 한 번씩 뭔가 한 가득 만들어놓고 그 음식이 끝날 때 까지 내내 전자렌지에 데워먹곤 한다. 이번엔 미역국이다!
 
오후에는 다시 팝콘사러 콜스를 향했다. 전날 먹었던 스윗솔티맛 하나, 그냥 솔티 하나. 솔티부터 먹어보지만, 스윗솔티가 더 내 취향이라 그 자리에서 또 뜯어 먹어버린다. 팝콘 딱히 안 먹는 편인데, 브라이언이랑 영화보기 시작하면서부터 꽂혔다. 보아하니 아무래도 당분간 팝콘 엄청 먹어댈 것 같다. 완전 물리기 전 까지.
이 날 또한 별일없이 먹고자고먹고 반복하다 하루가 갔다.
 
 
수요일, 밤새 기침이 멈추질 않은 탓에 잠을 설쳤다. 기침약 먹고있긴 한데, 쉽게 떨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다. 이 날 원래 아는 동생이랑 영화보러 가기로 했었는데 아무래도 영화 볼 컨디션 아니어서 아침부터 취소 톡 보내고, 침대에서 더 밍기적거리다가 역시나 점심즈음 일어나 샤워하고 나왔다. 첫 끼로 계란찜에 미역국. 이 후 커피 마시면서 블루베리잼이랑 크림치즈 섞어서 바게트에 발라먹었는데 와 대박 맛있네. 세 쪽 클리어 하고있는데 매니저 팀한테 연락이 왔다, 오늘 프론트바 저녁 시프트 커버해 줄 수 있느냐고. 

아직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마침 샤워도 했겠다 밥도 든든히 챙겨먹었겠다 까짓거 오케이! 바로 준비하고 출근.
나는 게이밍 어텐던트라 게이밍바 시프트만 받는데, 지난 3월부터 데이비드가 프론트바 시프트도 주는 덕분에 매주 목금토 프론트바 시프트 고정으로 받기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트리비아가 열리는데, 이 날이 나의 첫 수요일 시프트였다.
 
우리 호텔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벤트들이 열리고 있다.
수요일 트리비아 Trivia Night : 일반 상식 퀴즈를 내고 1등한 팀에 와인 한 병을 상품으로 증정
목요일 미트레플 Meat Raffle Night : 숫자가 적힌 티켓을 판매하고 추첨을 통해 랜덤 고기 트레이 증정
금요일 시푸드레플 Seafood Raffle Night : 숫자가 적힌 티켓을 판매하고 추첨을 통해 랜덤 시푸드 트레이 증정
일요일 Live Band : 오후 내내 비어가든에서 라이브 밴드 공연
 
무튼! 이 날 같이 일했던 매건이랑 얘기나누다가 슬쩍 던져본다. "팝콘 먹고싶지 않아?" 하하하하하하하하
돌아온 매건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 "완전 좋은 생각인데? 근데 어떤거? 봉지? 전자렌지?"
전자렌지는 또 뭐지? 알고보니 그냥 전자렌지에 돌려먹는 팝콘이 있었다!
손님들 몰려서 바빠지기 전 얼른 근처 IGA 들러서 사왔다, 매건 추천의 트리플 버터리와 나의 최애 스윗솔티로 전자렌지 팝콘 6봉... 
한 봉은 일하면서 먹고 나머지는 집에서 먹을 내 간식.
전자렌지에 2분30초 돌리면 되는데, 신세계! 영화관에서 갓 구워져서 나온 따끈따끈 고소한 팝콘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좋아!!!
간이 좀 더 필요해, 비스트로에서 볼을 빌리고 소금 좀 더 쳐서 일하는 중간중간 그리고 쉬는시간 팝콘에 콜라를 들고 스포츠바에 앉아서 야곰야곰. 팝콘 돌리는 장면부터 먹는 것 까지 보던 스포츠바 단골 무리들은 그 날 이후 날 팝콘걸이라 부르고 있다.
팝콘파워로 마지막까지 무사히 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국물 요리가 필요해서 치즈추가 참치라면을 끓여먹었다.

전 주 아이패드 드로잉 어머님이 챙겨주신 깍두기와 함께! 먹고 바로 뻗음.
 
 
목요일, 눈 뜨고서 바게트에 블로베리크림치즈 냠냠. 어제 사온 트리플버터팝콘 전자렌지에 돌려서 설탕소금 추가해서 냠냠. 다 먹고나니 설탕이 고스란히 바닥에 남아있길래 설탕을 팬에 좀 녹인다음 팝콘을 부어 섞어서 카라멜팝콘 느낌나게 해서 먹어봤는데 와 맛있잖아!

그렇게 먹다보니 결국 그 자리에서 팝콘 3.5봉지를 해치워 버렸다. 아직도 팝콘 생각이 난다. 이번 팝콘앓이는 얼마나 갈 것일까 궁금하다.
팝콘러버. 배가 너무 불러 못 먹겠다 싶을 만큼 팝콘을 먹다보니 어느 덧 점심시간. 씻고 나와 준비하다보니 어느덧 과외 시간.
지난 주 토요일 트라이얼을 했던 그 영어 과외 첫 수업. 아무래도 개인 과외여서 커리큘럼 따로 짜여져 있지 않다보니 중간중간 이야기가 많이 새는 경향이 있었다. 글로 하는 수업이 1시간 넘어가서 루즈해질 뻔 할 때 리스닝으로 바껴서 다행이었다. 생각보다 딱 내가 원한 스타일은 아닌 것 같은데 내용 자체는 도움이 되었고, 수업하는 내내 공부에 대한 의욕이 샘솟았기에 우선 두어 번 더 지켜볼 예정이다.
 
무튼 끝나자마자 출근준비 후 출근. 일 시작하는데, 멤버들이 비어 보여서 물어봤더니 사스가 두 명이나 빠졌다고. 게다가 브라이언까지 아프다고. 브라이언 지난 2년간 한 번도 아픈 모습 본 적 없었는데, 진짜 다 한번 씩 돌아가며 아프구나 요즘. 나는 분명 이 날은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기침을 한 번 하기 시작하면 너무 심하게 했고 그러다보니 두통까지 와서 일하면서 안색이 안 좋았나보다. 사스가 "너 괜찮아? 얼굴이 너무 슬퍼보여!" 기침때문에 두통이 있다고 하자, 얼음을 봉지에 싸서 얼음 주머니를 만들어주며 머리에 대고 있으라고 한다. 퇴근 후 들른 마이클도 자기한테 진통제가 있다며 챙겨줬다. 결국 사스는 자기가 나 대신 마감하겠다며 일찍 집에 가라고 했고, 나는 바로 오케이. 당일 매니저였던 맥스도 나보고 괜찮냐며, 원한다면 내일 오프내줄 수 있다고해서 것도 바로 오케이. 그렇지않으면 금토일월 연달아 일해야 해서 힘들것 같았는데 잘 됐다. 덕분에 내일까지 푹 쉴 수 있게 되었다.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국물생각밖에 안 나, 집에 오자마자 지난 주 만들었던 만두에 있는 재료 이것저것 넣어 만두국을 끓여 먹었다.

보기엔 이상하지만 맛은 좋았다는거. 여튼 먹고 약먹고 또 그렇게 잠이든다.
 
 
금요일, off. 기침은 여전하다. 지난 2월 초 때도 그렇고 목감기가 기침감기로 번지면서 엄청 오래간다. 내일부터 좀 바쁜 날의 연속이라 이 날 하루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괜시리 걱정이 앞선다. 지난 며칠간 대부분의 시간을 감기 핑계로 집에서 침대 위 뒹굴거리며 폰 하거나 팝콘 아이스크림 라면 등 정크푸드 엄청 먹으며 유튜브 넷플만 보고 있었더니 우울감이 밀려드는거다. 몸도 무겁고 마음도 무겁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타국에서 아프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무너졌다. 나 여기서 혼자 뭐하고 있는거지?
그래! 우선 씻고 나왔다. 우울할 땐 요리를 하세요, 그래 새로 만두를 빚자. 만두 빚기 시간도 잘 가고 멍 때리면서 하기 좋아. 재료부터 사러 장보러 다녀오고, 이번엔 재료들 촘촘하게 잘라서 준비했다.

그렇게 재료준비 및 빚는 것 까지 두어 시간이 흐르고 큰 지퍼백 두 개 가득 채울 분량의 만두를 만들었다. 정리하고 앉았는데, 한국에 있는 언니한테 영상통화 부재중이 와 있는 걸 발견했다. 집에서 쉬는동안 방해금지모드로 해뒀더니 전화오는 것도 아예 안 뜨는구나. 바로 다시 걸었더니 집에서 엄마 생신 파티를 하고 있었다. 맞아, 음력달력 얼른 찾아보니 다가오는 일요일이 엄마 생신.

조카가 "이모" 거리며 옆에서 생일축하안경 쓰고 알짱거리는데 평소같으면 "오구 이뻐라~~~"할 텐데, "애기야, 오늘은 이모 그럴 기분 아니야... 우리 엄마랑 통화할거야. 엄마~~~" 엄마를 찾았다.
미리 축하인사 드리고, 요 며칠 아팠다고 밝혔다. 그냥 엄마랑 언니 얼굴보니 울컥했다. 대뜸 "나, 너무 힘들어..." 했더니, "으이그, 또 그럴 시기가 왔제?" "민아, 혹시 그날 전 아닌지 확인해봐" 하하하. 그러고서 다시 나즈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렇게 힘들면 들어왔다 가. 집에서 좀 쉬다가 다시 가면 되지. 비자는 언제 나오노?" 지난번 들어오고 아직 브릿징, 곧 나올 예정이라하니 나오는대로 언제든 들어오라고. 일 공부 미래 아무 걱정말고 그냥 다 멈추라고, 그래도 된다고. 그냥 그 한 마디로 다 괜찮아졌다. 그래, 나는 혼자인 동시에 혼자가 아니었다. 언니가 블로그 얘기 꺼내길래, 예전에 끄적거리던 블로그를 다시 찾았다. 그러고서 다시 내가 보낸 하루하루들을 주저리주저리 써내려갔다. 가장 가까웠던 전 주, 4월 마지막 주부터. 쓰고보니 나 지난 한 주 엄청 부지런히도 보냈더라. 그래, 고생했네 나. 아픈 것도 잠깐 쉬어가라는 몸이 보내는 신호인가보다. 이렇게 정리할 시간도 가지고 말이야.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충분히 잘 하고 있어, 나를 더 보듬어 줘야지. 그렇게 조금은 산뜻해진 기분으로 잠자리에 든다.
 
 
토요일, 이 주 주말 이틀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발레핏 워크샵이 있었다. 끝나고서는 바로 출근 후 마감. 이번주 들어 처음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바로 씻고 출근할 채비까지 마치고서 집을 나섰다. 기온이 뚝 떨어져 추워진데다 기침이 아직 멎지 않아 마스크도 쓰고 옷도 여러겹 껴 입고 갔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운동부터 시작해서 정신없이 따라하다보니 열이 올라 중간중간 허물 벗듯이 옷을 하나씩 벗어던졌다. 발작적으로 하던 기침도 어느새 멎었다. 한 시간 운동 후 개론와 역사 용어 및 시퀀스에 대해 이론 수업이 이어졌다. 발레에 대해 전혀 아는게 없는 상태로 갔다가, 도도한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나왔다. 재미있었다. 끝나고는 바로 출근.

역에서 호텔까지 걸어가는 중간에 학교가 있는데, 늘 그곳에 있는 길냥이와 만났다. 기분이 좋아진다. 출근 후 역시나 스텝 둘이 빈다. 그래도 일당백 젠이랑 일해서 수월했다. 이 주 전, 레귤러 중 안경 쓴 xpa 할아버지 데이비드가 뉴타운에 있는 댄디 시네마에서 한국 영화를 봤다며 추천해 준 적이 있었다. 해당 주에는 바빴어서 못 갔고, 이번 주에는 아파서 취소했고, 아직 상영중이길래 젠에게 보러가자고 해서 다가오는화요일 바로 예약했다.

좋아. 그러고나서 브라이언에게 안부 문자를 보냈다. 

둘 다 아팠고 이제 나아지는 중이라 다행이었다. 안부 주고받은 후 급 영화얘기. 갓 화요일 젠이랑 영화 약속을 잡았기에 브라이언과는 수요일로 변경. 덕분에 다가오는 주 off 이틀 연속 영화보게 생겼다! 팝콘 또 먹겠네 얄루! 벌써부터 신나. 여기서도 내 최애 액션, 스릴러, 마블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하다.
 
중간에 게이밍 스텝이 브레이크 간 사이 내가 게이밍바를 맡았는데, 재밌는 아이리쉬 손님이 있었다. 두 번째 받는 주문이라 파인트 칼튼 드라이&파인트 포파인스 페일에일 기억해서 바로 챙겨다줬다. 멤버쉽 카드에 이름이 안드레아스길래, 나 아는 독일인 친구도 이름이 안드레아스라 했더니 본인은 아일랜드+그리스라고. 아일랜드에서는 스쿠너 사이즈 없다고 파인트가 기본이라며 맥주 양 부심을 뽐냈다. 계산 했는데 또 계산하려길래, "너 취했어? 아까 계산 했어. 근데 또 계산하고 싶으면 해도 돼, 나 한 잔 사주는거지." 했더니 흔쾌히 "너도 맥주 마셔? 뭐 마시는데? 사줄게!"했다. "오, 그럼 나도 파인트~?"하니 "당연하지, 파인트~!" 해서 직원할인 써서 파인트 두 잔 받아냈다, 예!

아직 감기 안 떨어졌으니 완전히 나으면 마셔야지, 후후. 그렇게 9시가 넘어서고 손님이 잦아들길래, "나 오늘 9시부터 수업 듣고와서 출근했거든. 내일도 똑같이 수업듣고 게이밍 마감 후 다음날 오픈이야. 안 바쁜데 일찍 가도 될까?" 젠과 맥스에게 사정 말하고 오늘도 1시간 일찍 퇴근. 이 날 하루도 알차고 즐거웠다!

집에 오자마자 불닭면 반 봉이랑 만두국 끓였다. 정크에서 조금 더 벗어나기 위해 재료 좀 더 실하게 넣고서. 그렇게 싹 비우고서 씻고 바로 잠들었다. 
 
일요일, 역시 뭔가 먹고자면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다... 그렇지만 맛있게 잘 먹었는걸. 한 주간 진짜 정신놓고 마구 먹었네? 다가오는 주 부터는 먹는거에 조금 더 신경써야지. 발레핏 수업 들으면서 근육 만들어서 바른 자세 만들고 싶은 욕구가 뿜뿜. 괜히 더 찔려하는 중. 괜찮아. 아픈 거 회복하면서 다시 부지런히 움직이자! 이 날은 발레핏 인체기능학 마무리 및 실습까지 마쳤고 그렇게 마무리!

그렇게 수료증 하나 더 획득하였습니다!
끝나고서는 어김없이 출근. 트레인 환승 중 남는 시간 잠깐 한인마트 장보다가 빙그레 바나나 우유 발견해서 사다가 뚱바라떼 해서 수잔이 만들어놓은 쿠키랑 먹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만난 브라이언!!! 영화 얘기 하다가 곧 헤어졌지만, 우리 내일 또 본다구, 헤헤.
댄디시네마에 브로커 얘기해 준 데이비드가 보여서 또 얘기나누다가, 최근 본 봉준호 감독 영화가 있다고 들었다 "Barking Dogs Never Bite". 대충 내용 듣자하니, 예전에 유튜브에 영화 영상으로 본 기억이 났다. 한국 원제로는 "플란다스의 개". 그러면서 이번엔 써리힐에 있는 옛날 영화들 위주로 상영하는 오래된 영화관 정보를 겟했다. 골든에이지 시네마&바. 바로 인터넷 검색해서 뒤져보니 거기서 플란다스의 개에 마더까지 상영중이 아닌가! 시드니에서 2000년대 봉준호 감독 영화라니... 봉준호, 송강호, 배두나는 이미 내 주위 여러 외국인이 아는 한국인. 다들 대단하다. 비록 영화관이 오래되고 작고 낡았다고 하는데, 그런 곳 만의 감성이 있다구, 하하하. 여기도 조만간 다녀와야겠다.
이상하다. 어제 오늘 연달아 수업듣고 운동하고 일하는 건데, 전혀 피곤하지가 않다. 이 곳은 처음부터 느낀 거지만, 자존감 채워주는 일터랄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역시 에너지는 쓰면 쓸수록 더 생긴다! 골골대며 기력없던 5일, 안녕! 일요일 마감, 기분좋게 잘 마치고 퇴근.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한 5월 첫째 주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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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매주 월요일 게이밍 오픈은 헤일리의 고정.
다음 날이 공휴일 안작데이어서 그런가? 아침부터 되게 바빴다. 그래도 팁을 $200 이상 받아서 신난 날.
 
팁도 비하인드가 있는데, 손님이 며칠 전 페이아웃 티켓을 여러장 가져오는거다, 바꿔달라고.
처음엔 귀찮으니까 한 소리 했다. "이런 건 당일 날 바로바로 바꾸지, 왜 이렇게 지나서 가져오니."
게다가 다 $400, $600, $900, $2200 큰 금액들이라서, 현재 틸에 있는 현금 모자라니 이따 매니저오면 주겠다 하고
지점장이 돌아왔을 때 얘기 후 현금 채우고서 다시 손님 불러다 티켓 하나씩 하나씩 페이아웃 해줬고 그러면서 $100 받았다.
근데 이 후 시스템에 현금이 + $200로 자꾸 뜨는거다. 생각해보니 $2200인데 내가 $2000만 지급한 거였어...
몇 시간이나 지나서야 알아채서, 다시 해당 손님 찾아가 "아까 실수해서 $200 덜 지급했어." 하며 갔다줬더니
"솔직하네. 자, 이건 너 해." 하고 $100 더 건네받은 거였다. 얄루! 역시 솔직한 게 나의 매력이지.
이렇게 팁 좀 받으면 바빠도 일 할 맛 난다, 후후. 너무 오랜만에 팁 이라 하하하.

오후 중, 보틀 샵에서 일하는 친구가 저걸 사왔다. 위트빅스 와일드베리.
건포도 안 좋아해서 권하는 걸 거절했더니, 건포도랑 다르다고 한 번만 먹어보라고, 먹어보라고.
그렇게 맛 보고선 한 컵 받아다 먹었다. 오, 진짜 맛있어! 중독성까지 있어.
와일드베리 맛이 제일 맛있다고 한다. 나도 사다가 우유에 타 먹어 봐야지.
 
퇴근 후, 집 오자마자 불닭면을 먹고 쉬다가 브라이언한테 온 문자 뒤늦게 확인.

원래 저녁에 같이 영화보기로 했었다가 다음날로 미뤘는데, 하루종일 장보고 요리했다는 브라이언.
포크밸리와 옐로커리. 내일 나 만날 때 주려고 챙겨놨다고.
그러고나서 10시도 안 되서 바로 뻗어서 12시간 zzz...
이 날 영화봤으면 어쩔뻔. 미루길 잘 했지.
 
 
화요일, 시드니에도 개봉한 한국영화 두구두구, 보고왔다 리바운드!

개인적으로 푹 빠져서 울고 웃으며 봤는데, 옆에서 빵빵 터지기만 하던 브라이언. 넌 분명 T야...
영화 보고 나오면서 말했다, 내 시드니 인생도 리바운드 시켜보겠어!
 
그 시작은 요리인 듯.
 
지난 4월 간 라면을 참 많이 먹었었다. 귀찮아서? 기력이 없어서?

그 와중에 대충 해먹기는 싫어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추가해서 먹었긴 하다.
솔직히 진짜 맛있게 먹긴 했지만, 매번 라면만 먹다보면 뭐랄까?
'나, 또 라면먹네?' 하고  초라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두 달 즈음부턴가, 브라이언이 꾸준히 자기가 요리한 사진을 공유하고 요리한 음식들을 챙겨다 주곤 했다.

이 날도 챙겨다 준 볶음밥&옐로커리&스프링롤&포크밸리.
 
맨날 얻어먹기만 했는데, 그래 나도 뭔가 만들어서 나눠줘야겠다!
만두는 언제든 먹어도 맛있고, 활용할 수 있는 요리도 쉽고 다양하니까.
게다가 수출용 만두에는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다는거. 그래서 나는 고기를 넣은 만두를 만들어볼테야!
해서 급 만두 만들기에 돌입했다.
 

아이패드 드로잉 수업이 끝나고, 집 돌아오는 길에 만두 재료들 사가지고 왔다.

처음이라 되는대로 해보긴 했는데, 음...
재료들이 너무 크고 당면도 빳빳해서 자꾸 튀어나와서 빚는데 애를 좀 먹었다. 
다음엔 당면 더 오래 불리고 재료들도 더 잘게 썰어서 준비해야겠다.
여하튼 그렇게 2시간 가량을 빚어서 그럴싸한 만두를 만들었다!
 
 
수요일, 최애 멤버 나탈리&브라이언과 코리안 BBQ 뷔페에 가기로 한 날.
식사 전, 근처 펍에서 브라이언이랑 먼저 만나서 맥주 일 잔 하면서 전날 만든 만두를 보여줬다.
빚느라 고생한거 얘기했더니, 본인도 그 스프링롤 빚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2시간동안 14개 만들고 소파 앉아서 맥주 한 잔 하다가 저녁되서 다른 음식들 만든거라고.
그치, 빚는 거 쉽지 않지? 나만 그런거 아니지? 너무 웃겨 2시간에 14개라니. 그 중 나한테 세 개나 준거야?
스프링롤 핸드메이드였어, 어쩐지 크기도 크고 속이 꽉 찬 게 맛있더라고.

올드보이에 군만두를 얘기하는 브라이언. 그 외에도 만두국, 만두피자 레시피들은 많아!
다 보내줄게 후후, 만두의 세계로 인도하겠어.
 
일 끝나고 합류한 나탈리는 지난 태국 여행에서의 기념 선물을 전해줬다.

아, 브라이언한테는 가슴모양을 줬다고 하하하.
코끼리 그림이 있네? 코끼리 사이즈는 아닐텐데 하하하. 

여하튼 2시간 가량 노닥거리다 드디어 밥 먹으러!

소맥 마는 법 알려주고, 어설픈 젓가락질도 봐주고.
배터지게 먹은 후, 3차로 또 펍.

두 안경잽이들이 왜 안경을 바꿔꼈을까? 모르겠다 나도. 얼굴보니 취한듯.
그나저나 내 안경 잘 어울리네 브라이언. 안경테 한 번 바꿔보는 게 어때?
그래도 이 날은 멀쩡하게 귀가했다!
 
 
목요일. 출근 전, 필라테스 쌤과 서로 재능기부하기로 해서 만나 그림그렸다.

펜드로잉 좋아하셔서 그런 느낌으로다가.
사물을 어떻게 관찰하는지, 선을 어떻게 쓰는지 약간의 설명과 몇 번의 연습 끝에 맘에 드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뿌듯. 조만간 날 잡아서 나도 필라테스 개인 지도를 받기로, 후후.
 
출근해서 다시 만난 브라이언. 전 날 먹은 게 아직까지 배부르다고 하하하.
퇴근 후에는 전에 같이 일했었던 마이클이 와서 간만에 젠이랑 셋이 일 잔 기울였다.
다음 날이 젠 아버지 생신인데 카드 하나 안 썼다길래, 지금 쓰자! 해서 꺼낸 패드.

아미여서 독학으로 한글을 배운 젠. 아는 단어들을 끄적이는 중, 귀여워.

열중하는 젠과 흥미롭게 보는 마이크.
여담으로 사진 속 아래 쪽 두 잔 진저비어, 마이클 추천으로 마셔봤는데 맛있다! 프레쉬 라임과 곁들이면 더 좋음.
어제 너무 많이 마셔서 도수는 있지만 음료같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진저비어로 두 잔만.

결국 이런 낙서장으로 마무리 되었다!
아이패드 얼마냐고, 되게 사고 싶어졌다며, 나보고 애플에서 스카웃 해가야한다고.

전 날은 최애 ob멤버들, 이 날은 최애 yb멤버들과.
 
 
금요일, 매건이 시프트 바꿔달라해서 프론트바 첫 낮 근무 중 칵테일 주문이 들어왔다.


처음으로 만들어 본 에스프레소 마티니!
에스프레소 1 샷+설탕시럽 30ml+깔루아 45ml+보드카 45ml 얼음넣고 쉐킷쉐킷 후 커피빈 세 알로 마무리.
거품 예쁘게 잘 나와서 맘에 들어. 손님도 맛있다고 해주셔서 뿌듯.
그렇게 하루 잘 마치는가 했는데 일 끝나갈 즈음부터 목에 느껴지는 칼칼함. 느낌이 안 좋아, 감기오는 것 같아.
 
 
토요일, 오프 날 오랜만에 작년 아이패드 드로잉 배우셨던 어머님을 찾아뵈었다.
시드니에서 만난 몇 안 되는 멋진 어른 중 한 분.
요즘 소이캔들 작업을 하시는데, 내가 몰딩 주문을 도와드리고 있다.

드로잉 수업 이후로도 한 번씩 찾아뵙는데, 그 때마다 어머니는 따뜻한 집밥을 차려주시고 간식거리나 반찬거리를 챙겨주신다.
아, 그러도보니 만두도 예전에 어머니 댁 놀러왔을 때 만드셨던 거 보고 ‘나도 만들어봐야지’ 했던 것. 이번엔 저도 만들어 봤어요! 하고 직접 빚은 만두를 선물로 드렸다.

이 날 어머니께서 사진엔 없지만 잘 익은 깍두기를 챙겨주셨다. 그리고 그 동안 작업하셨던 캔들 조각들을 선물로 주셨다. 

아기자기 귀엽고 예쁘고, 아까워서 쓸 수 있겠나. 저렇게 장식처럼 담아놨다. 저대로 향기가 난다.
집에 돌아와 조금 쉬다가, 목요일 출근 길 신청한 영어 과외 트라이얼을 했다.
주 5일 한국인이 나 뿐인 일터에 노출되는 요즘이 영어배우고 써먹기 최적이 아닌가 싶어서.
그리고 괜찮은 것 같길래 별 고민없이 바로 신청했다.
다가오는 5월부터 주 1회. 그래 일단 한 번 해보자!
 
 
허나 목은 점점 악화되고 가고 일요일. 결국 일하다 미리 월요일은 오프내놓고, 나탈리랑 브라이언이 일찍 들어가 쉬라길래 얼른 조퇴했다.


월화수 집에서 푹 쉬어야지.

내가 만든 만두 인증샷 보낸 귀여운 브라이언 문자로 마무리.
알찼던 4월 마지막 주 였다!
 
이렇게 4월과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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